대회 히스토리
지난 대회의 치열했던 대국 현장을 생생하게 전달 드립니다.

'반상의 스타워즈' 삼성화재배 월드바둑마스터스가 열여섯 번째 대회로 세계의 바둑팬 앞에 섰다.
진화하는 기전, 변화와 혁신의 기전으로 불리는 삼성화재배는 1996년 메이저 세계대회로 출범한 이래 다양한 시도와 업그레이드된 시스템을 긴 역사 속에 담으며 바둑사의 큰 획을 그어 왔다.
참가 제한을 두지 않는 최초의 오픈전으로 이목을 사로잡았으며 진취적인 상금제로 기전의 중심에 섰다.
본선 32강전에 도입한 더블 일리미네이션 방식은 바둑대회 사상 혁기적 변화이며, 여자조 및 시니어조 또한 독창적 시스템으로 사랑받고 있다. 나아가 제한시간을 단축시키고 중식시간을 없앤 논스톱 진행으로 바둑의 스포츠화에 발맞추고 공정성 강화와 박진감을 높였다.
730여명이 참가한 온라인 아마추어예선으로부터 점화된 열여섯 번째 제전은 311명이 출사표를 올린 통합예선전으로 옮겨가며 프로와 아마, 베테랑과 신예, 남자와 여자를 불문하고 뜨거운 승부의 열기를 피워올렸다.
지난해 첫 해외 개막식으로 글로벌화에도 앞장선 삼성화재배는 올해도 중국 베이징에서 개막식 무대를 세웠다. 아울러 현지 VIP들을 초청해 프로암대회를 최초로 개최했다.
한국 18명, 중국 12명, 일본 2명 등 엄선된 32명의 최정예가 각축을 벌인 본선은 별들의 전쟁이었다. 그 속에서 이변과 파란의 물결이 넘실댔다. 세계바둑계의 절대적 위치에 자리해 왔던 최철한과 박정환이 2연패로 32강에서 탈락한 것은 충격으로 전해졌으며 이세돌과 이창호는 1패를 안은 뒤 부활전에서 힘겹게 살아남았다.
새내기들은 약진했다. 세계대회에 첫선을 보인 김정현과 나현, 대회 최연소인 중국의 16세 리쉬엔하오가 지옥의 문을 통과했다. 반상에 절대적 강자가 없다는 것을 보여준 32강전이었다.
절반으로 좁혀진 16강전엔 호화 대진이 이뤄졌다. 세계바둑 빅4라 할 만한 이창호-구리, 이세돌-콩지에의 결승전급 대진이 형성된 것을 비롯해 한국 8명과 중국 8명이 '맞짱승부'를 펼쳤다.
삼성화재배의 메카 유성연수원에서 벌인 공방의 결과 삼성화재배를 세 번씩 들어올렸던 이창호와 이세돌이 '빅4 대전'에서 패했다. 다행히 한국은 원성진, 박영훈 등 5명이 8강에 올라 3명에 그친 중국에 앞섰다.
8강에선 원성진과 나현, 구리와 천야오예가 살아남았다. 그중 나현은 14회 대회 우승자인 콩지에를 꺾는 쾌거를 이룩했다.
한중 2-2의 구도로 치러진 준결승은 구리가 나현을 2-0으로 꺾고 결승에 선착한 가운데 원성진이 최종국까지 가는 접전 끝에 천야오예를 2-1로 제쳤다. 비록 4강에서 멎었지만 나현은 첫 출전한 세계무대에서 일약 4강까지 도약하며 한국바둑의 차세대 선두주자임을 각인시켰다.
한국의 원성진과 중국의 구리가 맞붙은 결승3번기는 양국 바둑팬의 이목을 집중시켰다. 첫 세계대회 결승 진출을 우승으로 연결시키려는 원성진과 전기 우승자 구리.
일반적 예상은 구리의 우세로 점쳐졌다. 하지만 기세를 탄 원성진은 주특기인 해머 펀치를 구리의 심장에 작렬시키며 천재일우의 기회를 놓치지 않았다. 종합전적 2승1패의 우승. 개인으로선 13년간 품어왔던 첫 세계제패를 이뤘으며 한국바둑은 2년간 중국에 내주었던 우승컵을 찾아왔다.
트로피와 함께 2억원의 상금을 거머쥔 원성진은 담담한 어조로 "우승은 새로운 시작이다"라는 인터뷰를 했다.
결승3번기 종합 전적
대국 | 날짜 | 승자 | 패자 | 결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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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국 | 12월 5일 | ○ 원성진 9단 | ● 구리 9단 | 180수, 백불계승 |
제2국 | 12월 6일 | ○ 구리 9단 | ● 원성진 9단 | 252수, 백불계승 |
제3국 | 12월 7일 | ● 원성진 9단 | ○ 구리 9단 | 235수, 흑불계승 |
